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2'에서 '이고(Ego the Living Planet)'역을 맡았던 커트 러셀(Kurt Russell)(1951-03-17 생). 그가 맡았던 배역들 중에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던 두 사람이 있다. 영화 '뉴욕 탈출(Escape from New York)'의 주인공 스네이크 플린스킨과 '빅 트러블(Big Trouble in Little China)'의 주인공 잭 버튼이다. 둘 다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이며, 둘 다 2015년 붐 코믹스에서 시퀄 만화시리즈가 여러 권의 나왔다. 각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시작해서 펼쳐지는 새로운 모험들이 아주 재미있다.
'뉴욕 탈출'은 1981년 개봉한 영화이고, 이야기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1988년 미국은 맨해튼 주변을 높이 15미터의 거대 담장으로 둘러치고, 그 안에 범죄자들을 밀어 넣어 하나의 초대형 도시 교도소를 형성했다. 안에 갇히는 사람들은 담을 넘지 않고서는 밖으로 탈출할 수 없었는데, 외부로 이어지는 교각에는 지뢰가 촘촘하게 설치되는 한편, 수로 위로는 헬기가 날아다니며 감시했다. 이 거대 교도소 내부는 말 그대로 오직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무법천지의 세상이었다. 교도소가 생겨나고 10년가량이 지나 1997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강대국들과 평화를 위한 회담에 참여하게 위해 이동 중,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노동자 조직에 의해 테러를 당한다. 이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탈취하여 추락시키는데, 대통령은 홀로 탈출정에 몸을 싣고 외부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탈출정은 맨해튼 교도소 한가운데 추락했으니, 그를 구출하는 임무가 최고의 전쟁영웅 스네이크 플린스킨에게 떨어진다. 정부는 죄를 지어 교도소에 수감 예정이던 스네이크 플린스킨에게 사면을 조건으로 내걸고는, 그 목에 제한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 못할 경우 그를 죽게 만드는 약을 주사하여 교도소 안에 밀어 넣는다.
이렇게 시작된 '뉴욕 탈출'은 이후 15년의 세월이 지난 후 1996년에 'LA 탈출'이라는 제목의 속편으로 이어진다. 전작의 시대 배경이 1997년이었다면, 96년 개봉한 LA탈출은 전작에서 1년이 지난 1998년을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 속에서 그 사이 미국은 다시 대선을 치러 대통령이 교체된 상태인데, 이 대통령은 언듯 80년대 TV목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는 LA를 죄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라고 부르며 그곳에 큰 재앙이 내릴 것이라 예언하였고, 그 예언대로 LA에 진도 9가 넘는 큰 지진이 벌어져 땅덩이 전체가 미국에서 분리되어 하나의 섬이 되는 대사건이 일어난다. 커트 러셀의 스네이크 플린스킨은 이 LA를 배경으로 또다시 시간제한이 걸린 구출임무를 맡는다.
붐 스튜디오에서 나온 만화판 '도시 탈출' 시리즈는 1997년을 배경으로 하는 '뉴욕 탈출'과 1998년을 배경으로 하는 'LA 탈출' 두 영화의 중간에 벌어진 스네이크 플린스킨의 모험담으로, 첫화는 뉴욕 탈출 마지막 장면과 정확하게 이어지고, 이후 순서대로 '플로리다 탈출', '시베리아 탈출', 다시 '뉴욕으로 탈출', '클리블랜드 탈출' 순으로 이어진다. 표지 일러스트에 커트 러셀의 얼굴이 그대로 사용되었다.
'빅 트러블'은 1986년 영화인데, 커트 러셀은 여기서 트럭 운전사 잭 버튼을 연기한다. 이야기는 잭의 친구 왕치의 여자친구가 정체모를 괴한들에게 납치되면서 시작되는데, 그 납치의 배경엔 아주 오래전 신의 저주를 받아 육체를 잃은 한 남자가 여자를 제물로 바쳐 부활하려 한다는 초자연적인 내용이 깔려있다. 그러면서 도교, 불교, 유교의 신화적 존재들과 세계관이 뒤섞인 판타지 세계가 펼쳐지는데, 음양오행, 보리살타, 천둥, 번개, 비 삼인방 등이 나온다. 영화로 완결되는 듯했던 하나의 사건은, 만화판으로 확장될 경우엔 차이나 타운을 관문으로 하는 거대한 동양 판타지 세계가 열리는 오프닝이 되어버린다. 잭 버튼은 주로 돼지를 도살장으로 운반하는 일을 맡아 달리던 그의 트럭 '포크찹 익스프레스'를 타고 판타지 세계로 건너가 어마어마한 모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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