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남자가 마이클 케인의 집을 찾아왔더란다. 젊은 사람이었는데, 마이클 케인도 잘 모르는 얼굴이었다. ‘누구세요?’ 물어보니 ‘저는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은 이미 몇 편의 영화로 알려져 있던 상태라 마이클 케인도 알고 있었다. 케인은 ‘아. 나를 캐스팅하러 온 모양이구나.’ 생각하며 그를 안으로 들이고는 ‘그래 들고 오신 영화의 제목은 뭡니까?’라고 물었다. 이전처럼 독특한 작품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본 질문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제목은 '배트맨 비긴즈‘입니다. '제가 배트맨 역할을 하기엔 나이가 많은 편인데, 그럼 집사 역할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마이클 케인 입장에선 오래전부터 수많은 영화에 다채롭고 매력적인 역할을 많이 해 온 배우였기 때문에, 단순히 집사라는 배역이 망설여지는 점이 있었다. 그래서 묻는다. ’설마 한 잔 더 드릴까요? 닦아드릴까요? 같은 대사만 해야 하나요?‘ 그러자 놀란 감독은 진지하게 대답한다. '선생님께 부탁드리려는 그 집사는 배트맨에겐 아버지와 같은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소년을 부모를 대신해서 잘 키워낸 인물이죠. 대본을 한 번 읽어봐 주십시오.‘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에 반갑다가, 집사 역이라는 말에 주저했던 케인은 곧 알프레드야 말로 이 영화에서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제안을 수락한다.
아래는 배우를 감동시키고, 관객을 감동시켰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속 알프레드의 명대사들이다.
의지할 곳 없는 소년 브루스 웨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마이클 케인의 연기로 표현되었다.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06-15 / 한국개봉 2005-06-24)
And why do we fall, sir? So that we might better learn to pick ourselves up.
추락하는 이유가 뭐랬죠? 추락해 봐야 다시 올라가는 법을 알거든요.
<다크나이트 Dark Knight)> (2008-07-18 / 한국개봉 2008-08-06)
Endure, Master Wayne. Take it. They'll hate you for it, but that's the point of Batman... he can be the outcast. He can make the choice no one else can face. The right choice
견디세요 웨인 도련님. 감당하세요. 미움받게 돼 있어요. 그게 배트맨이에요. 배척딩힐 수 있어요. 배트맨은 남들은 감히 못하는 선택을, 올바른 선택을 하죠.
<다크나이트 라이즈 Dark Knight Rise> (2012-07-20/ 한국개봉 2012-07-19)
It means your hatred. It means losing the person I've cared forever since I heard his first cries echo through this house. But it might also mean saving your life. And that is more important.
미움을 사고 도련님을 잃겠죠. 이 집에서 첫 울음소리를 들었고, 평생을 보살펴왔던 아이를요. 하지만 동시에 도련님을 살린다면, 그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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