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아널드 드레이크(Arnold Drake) 둠 패트롤과 가오갤의 아버지

아널드 드레이크(Arnold Drake) (1924-03-01 ~ 2007-03-12)

 
아널드 드레이크는 데드맨(Deadman), 둠 패트롤(Doom Patrol)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의 원작자다. 각 캐릭터별 데뷔 일자를 보면
 
● 둠 패트롤 데뷔 : <마이 그레이티스트 어드벤처 My Greatest Adventure 80> -  출간일 1963-04-18 / 커버 데이트 1963년 6월
● 데드맨 데뷔 : <스트레인지 어드벤처스 Strange Adventures 205>  - 출간일 1967-08-29 / 커버 데이트 1967년 10월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데뷔 : <마블 슈퍼히어로즈 Marvel Super-Heroes 18> - 출간일 1968-10-15 / 커버 데이트 1969년 1월
 
1963년 <마이 그레이티스 어드벤처>는 실버에이지 초창기에 위기에 처해있던 코믹북이었다. 아직 50년대에서 다 벗어나지 못해 우주, 공룡, 외계인, 지하세계, 거대괴수 등 SF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었던 이 코믹북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아서 히어로만화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폐간되어야 할 기로에 서 있었다. 바로 그때 아널드 드레이크(Arnold Drake)가 둠 패트롤을 창작해 변화를 성공시켜 준다. 
 
1967년에 <스트레인지 어드벤처스> 도 판매량이 저조했는데, 아놀드 드레이크가 데드맨을 창작하면서 심폐소생을 해주었다. 당시에 굵직한 만화상도 수상 받으며 호평을 얻었다. 
 
 

둠 패트롤의 데뷔작 &lt;마이 그레이티스트 어드벤처 80&gt;, 드라마 둠 패트롤, 데드맨 데뷔작 &lt;스트레인지 어드벤처스 205&gt;

 
그런데 문제는 이 무렵에 DC 코믹스의 여러 작가분들이 작가들이 집단으로 DC에 근로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요구사항은 '건강보험'과 '퇴직금'. 그러나 그 결과는 '당신들과는 더는 같이 일하지 않겠다'는 답변. 그래서 당시 전설적인 작가들이 상당수 DC를 이탈하는 일이 벌어진다. 
 
반대로 마블에서도 1968년에 마블 발행인 마틴 굿맨이 '퍼펙트 필름'이라는 회사에 마블을 넘겼는데, 이 퍼펙트 필름이 마블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알았다. 마블의 위상은 퍼펙트 필름 산하 매거진 매니지먼트라는 잡지사 밑의 만화 출판을 담당하는 작은 회사 정도로 위축되어 버렸다. 심지어 60년대 마블의 최고 황금기를 이루었던 잭 커비에게도 '당신은 마블에 꼭 필요한 작가는 아니다'라며 푸대접을 한다. 심지어 혹시 마블과 일하려면 앞으로 만화의 권리 관계와 관련해서 일체 마블에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잭 커비의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팔고 장난감을 팔면서 그 수익은 단 1원도 그에게 돌려주지 않았으니, 여러 일들이 얽혀 결국 잭 커비는 1970년대 DC로 떠난다.
 
마블이든 DC든 작가를 우려먹고 자기들 실속을 채우는데 혈안이었다보니, DC에 있던 작가들은 DC를 떠나 마블로, 마블의 있던 작가들은 마블을 떠나 DC로, 어쨌든 경쟁사에서 모셔가는 것이니 작가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에게 조금은 나은 조건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아널드 드레이크 작가도 이런 시기에 DC에서 자기가 데드맨 만들고, 둠 패트롤 만들고 하면서 죽어가는 코믹북들의 인기를 다시 올려준 공로가 있음에도 그만한 대우가 없다는 생각에 앞장서서 열심히 활동하시다가 결국 마블로 넘어가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마블에서 태어난 작품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데뷔 &lt;마블 슈퍼히어로즈 18&gt;, 욘두 우돈타

 
이 팀은 오늘날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장인물 중 '욘두'가 소속되었던 팀으로, 원조 '가오갤'팀. 배경은 서기 3007년의 미래이고, 목성의 찰리-27, 명왕성의 마르티넥스, 센타우리의 욘두, 지구 출신 반스 아스트로 네 명이 멤버다. 콘셉트 자체는 로이 토마스가 제안한 것으로 본래는 은하계가 배경이 아니었다고 한다. 미국이 소련과 중공 등 공산국가에 정복당하자 몇 명의 전사들이 특공대를 결성해 대항한다는 콘셉트이었는데, 그걸 스탠리에게 제안하자 '은하계 배경으로 바꿔'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소련과 중공 대신 우주를 정복하는 폭력적인 '바둔'이라는 외계 종족이 만들어지고, 바둔이 지배하는 우주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네 명의 투사가 만들어졌다. 이 네 명은 당시 미국의 인종 구성과도 관련이 있는데, 찰리-27과 반스 아스트로는 백인 남성, 마르티넥스는 하얀 수정결정체지만 속은 흑인이라고 했고, 욘두는 이야기상에선 외계인이지만, 겉모습과 사용하는 무기 등이 영락없는 아메리칸 원주민이었다. 
 
<가오갤>이 첫 등장한 <마블 슈퍼히어로즈 18>의 커버 데이트가 1969년 1월인 관계로, 이 세계는 69년 1월이라는 숫자를 따서 마블 평행세계 중 지구-691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