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하면 제일 유명한 게 별다방이다. 별다방의 고향 도시. 원래 시애틀은 태평양을 끼고 앉아 고래잡이로 아주 유명했다고 한다. 고래잡이 하면 대표적인 소설이 '모비딕'. 별다방을 창업한 3인방이 모두 이 소설 '모비딕'의 광팬이었는데, 모비딕에 보면 포경선의 1등 항해사 이름이 '스타벅'. 그렇게 해서 별다방의 이름이 탄생했다고.
별다방 이름도 별다방 이름이지만 시애틀이라는 도시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미국의 여느 다른 도시처럼 영국 귀족의 영지 이름을 따거나 혹은 위대한 정치인의 이름을 따거나 그런 식이 아니다. 시애틀은 원래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족장 이름이었다. 평화를 추구했기에 이 지역에 정착하는 이방인 정착민들과 싸우기보다는 비교적 우호적으로 대했던 족장이다. 그 이름이 바로 '시애틀'.
당시에 미국 정부에서 이 족장에게 값을 쳐줄 테니 그들의 영토를 팔라고 제안을 했단다. 그때 족장이 대답한 내용이 말 그대로 '명문'.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그만의 철학을 명확하게 전달한 그의 답변은 후대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했는데, 그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터전을 어떻게 팔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값으로 매김 할 수 있는가? 공기와 물의 값어치를 어찌 셈할 수 있는가?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존재요. 자연의 일부이거늘, 어찌 자연을 우리의 소유물로 여겨 사고팔 수 있으리.' 인간이 자연과 어떤 식으로 공존해야 하는지를 전하는 답변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시애틀 족장의 편지'라고 검색해 보길...
어쨌든 답변은 그렇게 하긴 했으나 결국 거래는 이루어진 듯하여, 시애틀에 도시가 세워졌고, 오늘날도 시애틀의 유명한 어느 광장에는 이 족장을 기려서 그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6월 7일은 이 족장 '시애틀'이 세상을 떠난 날.
DC코믹스에서 시애틀은 슈퍼히어로 '그린애로우'의 도시다. 2017년 벤자민 퍼시 작가의 '그린애로우 리버스' 시리즈를 보면 18호 19호, 20호 등에 인디언 이야기를 다루는데, 당시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였다. 만화 속에서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스포캔'이라는 가상의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보호구역을 지키려는 인디언들과 그곳을 개발하려는 개발업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진다. 이 지역을 가로질러 거대한 송유관로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시당국자와 건설업자 측은 인디언들의 지역이기주의가 국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디언들은 송유관 설치로 인해서 숲과 하천이 오염될 수 있고, 특히 그들이 사용하는 식수의 원천인 지하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한다.
한편 실제 있었던 사건은 이러하다. 당시 미국 육군 관할 하에 노스다코타주 인디언 보호구역을 통과하는 초대형 송유관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는데,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정부에서 사업 진행을 중단시켰다. 그러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사업을 재개시켰다. 그러자 인디언 보호구역의 원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들고 일어섰다. 미국 각지에선 원주민들의 편에서 송유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들이 일어났는데, 이때 가장 거세기 시위했던 도시가 바로 '시애틀'이었다. 심지어 시애틀 시장과 시의원들이 나서서 인디언 부족을 지지하였다. 마크 러팔로 같은 배우들도 인디언들의 시위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스탠딩록 현장도 시위대에 점령을 당했는데, 경찰은 최루탄, 고무총, 물대포, 곤봉, 전기총, 음파장비, 섬광탄. 심지어 사냥개를 동원하여 위협하는 등, 쓸 수 있는 무력 수단은 전부 동원하여 시위대를 무력진압을 시도했고, 수백 명을 체포했다. 그 모습이 SNS를 통해서 전 세계에 전해지면서 결국 2019년 10월에 송유관 사업은 중단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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