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9월. 20세기를 변화시킨 가장 위대한 인물 100명에 꼽히는 미국의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이 쓴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 출간되었다. 침묵의 봄은 살충제, 제초제 등이 생태계에 미친 악영향을 연구한 책. 환경운동의 역사에서는 이 책의 발간을 환경운동의 시발점으로도 꼽는다. 이후 미국 내에서는 대기오염 방지 관련 법 제정, 환경부 설립, 지구의 날 제정, DDT 금지 등 다양한 환경 보호 조치가 이루어졌는데, DDT가 금지된 해는 1972년이다.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195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에서 오히려 DDT를 해충 퇴치 수단, 특히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들을 퇴치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으로 권장하던 형편이었다. 그래서 심지어 정부 직원들이 국민들의 가정을 방문해서 살충제를 뿌려주는가 하면 만화를 만들어서 DDT 사용해 말라리아를 예방하라 권장하기도 했었단다. 그러다가 50년대 말부터 DDT의 유해성이 인체에 해악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62년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되었던 것.
제초제 사용이 생태계의 수많은 생물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환경 문제가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자 이와 관련된 만화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출간된 만화가 1972년 나온 스웜프씽 시리즈. 주인공은 알렉 홀랜드. 원작자는 렌 윈(Len Wein)과 버니 라이트슨(Berni Wrightson)이었다.
주인공 알렉 홀랜드는 정부의 지원 하에 비밀리에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여 농업 생산량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을 개발한다. 그러나 여기에 탐욕스러운 인간들이 끼어들어 그의 제조법을 빼앗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홀랜드는 폭발에 휩쓸려 늪지에 빠진다. 놀라운 성능의 약물이 만약 인간과 결합한다면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폭발과 함께 약물을 뒤집어쓰고 늪지에 떨어졌던 홀랜드.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홀랜드는 늪지에서 식물과 결합한 새로운 괴물이 되어 부활한다. 스웜프씽은 나는 인간인가? 비인간인가? 과학기술은 어떻게 해야 인간의 탐욕을 딛고 일어서서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모험을 벌이지만, 그를 인간으로 되돌려주려는 과학자들조차도 선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알렉 홀랜드는 식물의 몸을 가짐으로써 인간이 얼마나 탐욕적인 존재들인지, 자연환경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지를 직접 식물의 시각으로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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