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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 고스트 라이더 탄생기. 사탄은 왜 메피스토로 대체되었나?

오늘의 코믹스

by 오늘의 코믹스 2024. 6. 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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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5월 30일은 고스트 라이더 만화가 세상에 태어난 날. '마블 스포트라이트 5호'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출간일은 5월 30일, 커버 데이트는 72년 8월이었다. 물론 이 고스트라이더는 마블 최초의 고스트라이더는 아니었다. 원래는 5년 앞서 1967년에 먼저 나온 '고스트 라이더' 시리즈에서 서부의 총잡이 고스트라이더가 있었다. 작가는 로이 토마스, 개리 프리드리히였는데, 이후 동일한 작가가 이 버전의 라이더를 바이크 라이더로 바꾸어낸 것이 죠니 블레이즈 버전이었다. 

 

초창기 탄생기는 조금 복잡한 면이 있었다. 죠니는 본래 아버지와 둘이 살았는데, 바이크 스턴트맨이었던 아버지가 공연 중에 사고로 사망한다. 동료 스턴트맨이었던 크래시 심슨은 홀로 남은 어린 죠니를 거두어 친아들처럼 길러준다. 크래시 심슨에겐 록산느라는 딸이 있었는데 죠니는 록산느와 남매처럼 자랐고 커서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죠니가 연습하던 바이크에 불이 붙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이때 양어머니였던 심슨 부인이 사망한다. 부인은 사망하기 전에 죠니에게 바이크는 위험하니 절대 바이크 묘기 공연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죠니는 이 유언을 지켜 바이크를 타지 않는다. 그런데 양아버지인 크래시 심슨이 중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죠니는 크래시를 살리기 위해서 악마를 소환해 자신의 영혼을 판다. 이때 죠니가 소환하는 악마의 이름은 '사탄'. 그러나 사탄은 크래시를 병을 낫게 해 준다는 소원만 이뤄줬을 뿐 결국 크래시를 다른 방식으로 죽게 한다. 이후 죠니는 악마의 덫에 걸려 고스트라이더가 된다.

 

그런데, 이런 오리진은 이후 상당히 많은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말하자면 DC코믹스에 호크맨이 있다면 마블에는 고스트라이더가 있다고 할 정도로 복잡한 변화를 보인다. 그 중에서도 '사탄'이 메피스토로 변하게 되었던 과정만 정리해 보았다.

 

 

1. 토니 이자벨라의 고스트 라이더 : 예수 VS 사탄. (1974)

 

토니 이자벨라 작가의 고스트 라이더 속에는 예수님이 등장한다. 이 당시 죠니와 그 가족을 속여 영혼을 낚아챈 장본인은 '사탄'이었는데, 어느 날 '친구'라는 이름으로 예수님이 나타나 사탄 앞에서 죠니를 일으키고 변호해 주고, 죠니에게 자유를 준다. 1974년 고스트 라이더 9호.

예수 VS 사탄

 

예수와 사탄의 이야기는 뒤에 몇 이슈에 걸쳐 더 나오는데, 당시에 작가 토니 이자벨라는 고스트 라이더가 마침내 사탄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로 가려고 했다고 한다. 사탄이 죠니 블레이즈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 만큼 신 또한 죠니의 영혼에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게 작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이슈 이후 거의 10 이슈 가까이 예수께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사탄에게서 죠니의 영혼을 보호하고 지키는데, 19호에서 모든 게 틀어진다. 이름을 예수라 쓰지 않았을 뿐 명확히 예수인 상황에서 편집자 짐 슈터는 그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기로 한다. 그대로 두면 마블의 사후세계가 기독교 세계로 굳어지고 말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토니 이자벨라의 원고를 싹 뜯어고쳐 결국 예수를 악마가 고스트 라이더를 속이기 위해 위장한 존재로 바꾸어놓는다. 훗날 토니 이자벨라 작가는 이 일을 작가가 최악의 편집자를 만났을 때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2. 사탄을 메피스토로 대체하다 (1982)

 

훗날 1982년 '디펜더스 105호'에 가면 사탄과 사탄의 아들 이야기가 나온다. 데이먼 헬스트롬. 사탄의 아들이라고 하는 캐릭터는 본래 1973년 고스트 라이더 만화 첫 이슈부터 등장한 캐릭터였다. 만화상에선 사탄이 지상의 인간 여인과 관계하여 낳은 아들이었다. 사탄은 아들에게 사탄의 혈통임을 인정하고 완전한 악마로 다시 태어나라 강요한다. 하지만 아들은 육체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을지라도 영혼은 나만의 것이라면서 선의 길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한다. 사탄은 여기서 자신이 가진 여러 이름과 여러 얼굴을 드러내 보여주면서 아들을 지상으로 내쫓는데, 이때 메피스토의 얼굴도 그중의 하나로 드러난다. 

 

같은 악마를 그려도 메피스토라는 이름은 고전인 '파우스트'에도 등장하는 악마의 이름이었던 반면, 사탄은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이름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더군다나 1980년대 들어서면 사탄 숭배자들이 아이들을 사탄에게 실제로 제물로 바친다든지 하는 의혹들이 대대적으로 제기되던 시절. 관련된 출판물이 나오고 맥마틴 유치원 사건(1984) 같은 사건들이 일어났던 시기다. 그래서 마블에서도 자연스럽게 '사탄'을 제거하고 대신 '메피스토'를 그 자리에 대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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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피스토와 자라토스의 등장. (1983)

 

고스트 라이더의 탄생기가 다시 쓰인 이슈는 1983년 '고스트 라이더 68호'였는데 이때 이제 사탄의 모습이 기존 실버서퍼 만화 등에 등장하던 악마 '메피스토'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리곤 같은 해 '고스트 라이더 76호'에서 메피스토가 직접 등장해 고스트 라이더의 정체를 밝힌다. 죠니 블레이즈의 몸에 깃든 악령의 이름은 '자라토스'. 메피스토는 죠니에게서 자라토스를 분리해 둘에게 지옥을 달리는 바이크 경주를 시킨다. 둘은 협력하여 메피스토의 시험을 통과한다. 

 

지옥을 경기장으로 삼아 벌이는 레이싱은 최근 어벤저스 만화에서도 등장하는데, 자동차를 운전하는 새로운 고스트 라이더 로비 레예스와 죠니 블레이즈가 경주를 벌이는 이슈가 있다. 그 기원을 거슬러 거슬러 가면 자라토스와 죠니가 벌였던 경주가 있는 것이다. 

자라토스 VS 죠니, 로비 VS 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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