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월 9일 - 땡땡의 모험 / 와칸다의 블랙팬서 / 율리시스 클로는 왜 한 손이 없나? 벨기에와 콩고, 르완다

오늘의 코믹스

by 오늘의 코믹스 2024. 4. 9. 16:33

본문

728x90

벨기에의 악마왕 레오폴드 2세. 자원 약탈을 위해 원주민들의 손목을 잘랐던 사이코패스.

작가들은 와칸다를 침탈한 슈퍼빌런 율리시스 클로를 나치의 후손이자 벨기에 출신의 손목 없는 빌런으로 만들었다.

 

 

마블 '블랙팬서' 시리즈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율리시스 클로. MCU 영화에도 등장하지만, 이 인물은 벨기에 출신이고, 한 팔에 손목이 없는 빌런이다. 이것은 우연한 설정이 아니다. 백인 나라의 제국주에 침탈에 시달린 아프리카의 나라를 대표하는 가상의 나라 '와칸다'. 실제 역사 속에서 아프리카를 가장 잔혹하게 유린했던 한 백인 왕을 모티브로 삼아 만든 인물이 바로 '율리시스 클로'였다.

 

클로의 모델이 된 그 왕은 4월 9일 태어났다. '악마'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지독한 학살을 저지른 인물. 심지어 히틀러보다도 더 잔악한 사이코패스라고도 불린다. 그의 이름은 바로 '레오폴드 2세'. 19세기말과 20세기 초 벨기에의 국왕이었으며,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기 이전만 해도 벨기에라는 나라를 근대화시키고 발전시킨 성군으로 기념되었던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악마로 불리게 되었을까? 

 

리빙스턴과 스탠리 같은 탐험가들이 아프리카 내륙 탐험을 시작해서 '콩고강'을 찾았는데, 마침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라는 왕이 이 강의 주변에 눈독을 들인다. 당시 서양 열강들이 다들 식민지를 갖고 있었는데, 벨기에만은 의회가 식민지 개발에 별 관심이 없었고, 왕인 레오폴드 혼자만 속이 탔었다. 나도 다른 나라 왕들처럼 식민지가 갖고 싶어! 돈 벌고 싶어! 결국 레오폴드는 콩고를 손에 넣게 된다. 처음엔 벨기에의 식민지로 삼으려고 했는데, 벨기에 의회가 식민지 개발 의지가 없었던 탓에 콩고는 레오폴드의 개인 영지화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마침 '굿이어'니 '던롭'이니 하는 발명가들이 온도에 취약해 굳었다 녹았다 하는 고무를 안정화시켜 타이어로도 쓰고 산업용으로도 쓰고 할 방법을 찾아낸 것. 산업혁명의 속도는 고무로 인해 몇 배로 빨라진다. 이제 아프리카의 고무는 유럽에 내다 팔기만 하면 엄청난 돈이 되었다. 레오폴드는 콩고 원주민들에 웃는 얼굴로 다가가서는 그들과 화친을 맺고선 그들을 속여 '노예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한다.

 

그리고선 그들에게 고무나무 채취를 시키는데, 고무를 내다 팔아야 하니까 빨리 많이 받아야 했다. 그래서 원래는 나무 둥치 아래 흠집 내서 천천히 받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급하니까 마구잡이로 고무나무를 베어서 수액을 짜내게 했다. 높은 고무나무 꼭대기까지 사람을 올려 보내서 덩굴을 베개 하는데, 원주민들이 아무리 숲에서 날고 기는 실력자들이라도 수시로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사람들이 생긴다. 원주민들이 위험해서 못하겠다 항의하자, 레오폴드는 다른 원주민들을 돈 주고 고용해서 노동을 거부하는 원주민 마을을 학살시킨다.

 

이때 옛날 전쟁때 사람 몇 명 죽였는지 확인하려고 귀를 베어갔던 것처럼, 몇 명 죽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을 잘라오도록 시켰다. 그러면서 총을 쥐어줬는데, 가져온 손목 수가 사용한 총알 개수보다 적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니 산사람을 잡아서 손목을 잘라갔다. 그런 악랄한 방법을 통해 말 안 듣는 마을은 학살해 없애고, 여자와 아이들을 인질로 잡아 위협하면서 고무 할당량을 기어코 채우게 했다. 나무를 타다가 죽든, 인질로 잡힌 가족이 죽든 둘 중 하나였다. 할당 못 채우면 매질해서 죽이고, 반발하면 용병들 시켜서 손목을 잘라갔다. 고무나무는 마구 베어서 멸종시키고, 이렇게 레오폴드 2세가 콩고를 지배한 20여 년 간, 당시 콩고에서 죽은 사람 수만 10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 만행은 결국 유럽에도 알려졌다. 그래서 레오폴드의 개인 영지였던 콩고는 이제 벨기에 정부의 땅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벨기에 정부는 레오폴드의 잔혹한 학살과 관련된 자료를 전부 소각해서 없애고 선을 그었다. 콩고에서 벌어진 일은 레오폴드 개인의 짓이었을 뿐 벨기에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래서 1960년 콩고 민주공화국이 벨기에로부터 독립을 할 때에만 해도, 심지어 21세기로 넘어갈 때까지도 레오폴드는 아프리카에 문명을 전하고 벨기에를 부강하게 만든 왕으로 추앙되었다. 

 

 

[벌거벗은 세계사 : 레오폴드 이야기]

 

 

최고의 어린이 추천 만화로 꼽히는 땡땡의 모험

식민지배를 미화했던 '콩고에 간 땡땡'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모험 이야기를 담은 만화. 인디애나 존스의 탄생에 영감을 준 만화. 어린이들이 꼭 봐야 하는 만화로 꼽히는 땡땡의 모험. 땡땡의 모험은 악마 레오폴드가 사망한 후 얼마되지 않은 시점부터 연재된 만화다. 그렇기 때문에 초창기 내용들을 보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내용도 들어있다. 그래서 해외에서 나오는 틴틴 전집들을 보면, 딱 한 권만큼은 아예 수록 목록에서 완전히 빠져있는데, 그게 바로 '콩고에 간 땡땡'. 이 작품은 한국에는 한국어판으로 출간이 되어있다. 그래서 만약에 한국어판 전집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경우는 학부모든 교사든 도서관의 독서지도사든, 다른 권은 다 괜찮지만, '콩고에 간 땡땡'만큼은 보여주더라도 되도록이면은 콩고와 관련된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콩고에 간 땡땡' 에서 문제 되는 내용이 많지만 그중에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을 대표적으로 몇 가지 소개해보면.

 

1. 아프리카에 간 땡땡에게 흑인 조수가 생긴다. 두 사람은 아프리카의 악어를 만나는데, 흑인 조수는 악어가 무섭다면서 오들오들 떨며 땡땡의 가랑이 사이에 숨고, 땡땡은 용감하게 악어를 물리쳐준다.

2. 땡땡이 총을 들고 아프리카의 영양들을 사냥하는 장면도 있다.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서 영양 시체가 산처럼 쌓인다.

3. 땡땡이 나무 위의 원숭이를 총으로 쏴 죽이고는 '자 지금부터 가죽을 벗기자'하면서 원숭이 가죽을 벗겨 입고 원숭이로 변장하는 장면도 있다.

4. 땡땡이 원주민 학생들의 학교에서 칠판을 놓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도 있는데, 여기서 한국어판에서는 땡땡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장면으로 바뀌어 있다. 이거는 이 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장면이었는데, 아마 한국이 아니라 원작 출판사에서 문제가 불거진 이후 수정한 내용인 듯하다. 원래 이 장면은 땡땡이 콩고 학생들 앞에서 '자. 너희들의 모국인 벨기에에 대해서 설명해 줄게'라고 하는 대목이었다.

5. 원주민 부족이 부족은 땡땡의 하얀색 강아지를 숭배한다. 강아지를 족자의 자리에 앉혀놓고 부시맨이 콜라병에 절하듯이 숭배하는 장면도 있다. 백색이라면 강아지조차 원주민들보다 우월하게 그려졌다. 

6. 코끼리를 죽여 상아를 채취하는 장면도 있다.

7. 땡땡이 탄 자동차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탄 덜컹거리는 기차가 충돌하는데, 땡땡의 자동차는 멀쩡하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기차는 완파된다.

 

르완다 내전과 벨기에. 워머신 '돈 치들' 주연의 '호텔 르완다' 

 

마블 MCU 영화를 대표하는 흑인 슈퍼히어로 '워머신'. 워머신 역을 맡았던 배우 돈 치들의 명작 영화로 '호텔 르완다'라는 작품이 있다. 4월 7일은 르완다 집단학살 국제 반성의 날이었다. 르완다 역시 벨기에가 지배하던 나라였다. 이 나라는 1차 대전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독일, 1차 대전 이후에는 벨기에의 통치를 받았는데, 식민 지베 과정에서 이들은 식민지배의 가장 전형적인 통치방식인 부족구분, 차별통치의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기 위해서 후투족과 투치족을 구분하고, 두 부족에 신분의 격차를 두었다. 소수인 투치족, 다수인 후투족을 말도 안 되는 근거로 구분을 해놓고는 투치족에게 기득권을 부여하였다. 그 결과 르완다 내에서 후투족들은 투치족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정을 갖게 된다. 벨기에 식민지였던 콩고 민주공화국이 1960년에 벨기에서 독립했듯, 같은 시기 르완다도 1961년에 벨기에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인정받게 되는데. 독립 이후엔 후투족이 실권을 잡고, 투치족들은 다수가 이웃 나라로 쫓겨나게 된다. 

 

해외 생활을 하던 투치족들은 르완다를 되찾기 위해서 세력을 규합한다. 1990년 투치족이 만든 '르완다 애국전선'이 르완다로 침공을 시작했다. 내전이 벌어졌지만, 1993년에 둘 사이에 평화협정이 맺어졌는데, 평화협정 이후 1년이 지난 시점, 후투족 출신의 대통령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격추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후투족은 투치족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투치족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면서 대학살을 저지른다. 투치족이라면 이웃, 친구, 배우자 그 누구를 막론하고 죽여야 한다는 방송이 계속 송출되었고, 온 거리가 시신으로 가득 찬다. 100일 동안 100만 명이 잔혹하게 학살당했다. 

 

전 세계로 학살을 막아달라는 구원 요청의 메시지가 전해졌지만, 강대국들은 이 내전에 개입하기를 거부했다. 이 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돈 치들 주연의 '호텔 르완다'다. 

 

[알쓸범잡 : 르완다 대학살 이야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 르완다편]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