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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 - 저지 드레드 세계관. 미국은 어떻게 국민을 저버렸는가.

오늘의 코믹스

by 오늘의 코믹스 2024. 4. 1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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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기념일이다. 미국 만화 영국 만화에서는 이런 부정선거 때문에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대통령이 물러나고 하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 찾아보기 드문 편인데, 대표적으로 하나 '저지 드레드' 만화에 그려진 내용이 있다. 만화 속의 내용은 4.19와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2094년의 미래를 상상한 내용들이 마치 평행세계처럼 지금 2024년을 비추기도 해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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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시스템의 탄생 - 범죄와의 전쟁,  판사들의 대량생산

 

저지 드레드 세계관에서 경찰, 검찰, 법원 3개의 권력을 모두 독점한 '판사' 시스템의 원조가 된 인물은 '파고'라고 하는 인물이다. 드레드 판사 자체가 이 파고라는 인물을 복제해서 만든 복제인간이었는데, 특정인의 유전자를 복제해서 판사로 키울 정도면 이 파고라는 인물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거다. 파고는 1999년에 탄생했고, 학창 시절에는 미식축구 축구팀 최고의 슈퍼스타. 마음만 먹으면 최고의 구단에 입단 가능했지만, 다른 꿈이 있었다. 그가 20대 접고 30대 넘어가는 시점, 2019년 이후 2027년 넘어가는 그 시점에 믹구 사회 자체가 거의 법이라는 게 유명무실할 정도로 치안 상황이 심각하게 나빴다. 경찰도 제기능을 못하고, 법원도 판결을 제대로 못 내리고, 거리에는 정부의 공권력이라는 게 미치질 못하고, 사실상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들이 세상의 실권을 돈으로 힘으로 쥐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때 마침 이 범죄자들과 전쟁을 치르려는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 한 명 탄생한다. 이름은 '토마스 거니'. 거니는 선봉에 특별검사 '파고'를 임명한다.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파고 검사는 국회 앞에서 이렇게 선서한다. '이 나라를 범죄 없는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무색하게 무장한 범죄자들이 총을 들고 쳐들어와선 백악관을 불태워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파고 검사는 공권력을 총동원해 관련자들을 체포하여 법정에 세운다. 그런데 법정에서 판결을 할 때 배심원들의 판단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범죄자들은 배심원들을 협박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러니 파고 검사도 독이 오를 수밖에. 파고는 이렇게 주장하기 시작한다. '판사가 법정에서 법봉을 들고 앉아있어서는 해결이 안 됩니다. 판사가 법봉 대신 총을 들고 거리로 나가서, 범죄자를 체포하고, 신속하게 판결하고 처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이 반대한다. '그렇게 권력을 몰아주는 것은 헌법 위반이오!' 

 

그런데 범죄에 지쳐있던 국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반대를 해도, 국민은 파고의 생각에 찬성한 것이다. '지쳤다. 못살겠다. 몰아줄 테니 나가서 다 쓸어버려라!' 그 결과 그다음 대선 총선에서 파고의 주장에 반대했던 정치인들 상당수가 낙선하고 만다. '거니 대통령'은 엄청난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 결과 초거대 여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여버리니, 불과 2년 만에 국가 사법체계는 전격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전에 존재했던 경찰 아카데미처럼 판사 아카데미가 설립되고, 거기서 사실상 경찰과 검사와 판사가 완전히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판사'들이 대량으로 양성되기 시작한다. 범죄자들에 대한 즉각 대응과 처벌이 가능한 '판사'들. 

 

메가시티와 부스 지지자들

 

파고의 자살과 메가시티 탄생. 솔로몬 판사 시대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죄 없는 사람들이 체포되고, 잘못된 판결을 받고, 잘못 처형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마저도 다 감수하고서라도 범죄자들을 쓸어주기를 바란다. 이제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부처인 '법무부' 장관이 된 '파고 판사'는 초거대 교도소 건설을 추진한다. 국회에는 여전히 파고 반대자가 소수 있었지만, 파고에겐 전혀 지장이 되지 않을 만큼 그 권력이 막강했다. 그런데 판사들에게 철저한 도덕성을 요구하던 파고 장관이 어느 날 자신이 정한 규칙을 깨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실 적당히 묻고 넘어가도 되는 문제였지만, 파고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자살을 택한다. 이 시기가 저지 드레드 타임라인에선 1951년으로 설정되어 있다. 파고를 보좌하던 솔로몬 판사는 파고가 자살한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대신 파고가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거짓 발표를 한다.

 

2051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포어맨 피어스 대통령'인데, 그는 '솔로몬 판사'를 파고의 후임으로 임명한다. 피어스 대통령은 흑인 대통령. 이듬해인 2052년 '오토노미 액트'라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이 시기는 미국의 대도시들이 다 통합되어 동부해안 전체가 하나의 거대도시를 이룬 메가시티가 되어 있다. 동부 13개 주 전체를 뒤덮는 규모의 대도시. 이것이 '메가시티 1', 그리고 서부에는 캘리포니아 해안의 도시들이 다 통합되어 '메가시티 2'를 이룬다. 그런데 '오토노미 액트'라는 법은 뭐냐 하면, 메가시티의 도시 자치권을 더더욱 강화시켜 주는 법이다. 외교나 군사 정도만 연방에서 담당하고, 나머지는 전적으로 메가시티 자체적인 판단에 따르면 되는 법. 그러자 이때부터 메가시티는 메가시티의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다. 도시로 들어오는 외지의 이주자들을 철저히 가려 받고 통제하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을 '솔로몬 판사'가 지휘한다. 

 

부스 대통령 탄생.  위대한 미국 슬로건 하에 커지는 전쟁 위협.

 

흑인 대통령 '피어스 대통령' 다음은 여성 대통령이다. 2060년이 되면 여성 대통령  '챔버스 대통령' 재임 기인데, 이제 재선을 노리고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경쟁자는 하비슨 대통령 후보와 그 러닝메이트인 '부스'였다. 부스는 3대 메가시티 중의 세 번째인 텍사스의 주지사 출신이었다. 이 선거에서 하비슨이 최종적으로 승리하여 대통령이 되는데, 얼마 후 하비슨에게 변고가 발생한다. 미국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할 수 없을 때, 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고 했으니, 이제 하비슨 대신 부스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부스는 '부강한 미국', '위대한 미국'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다. 미국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바로 '미국의 적국'으로 지목되었고, 즉각 미군이 파견되어 그곳을 점령했다. 그러자 전세계 다른 메가시티 국가들이 항의를 시작한다. 소비에트 메가시티, 유럽 메가시티, 중국 메가시티, 중동 메가시티, 영국 메가시티 등등 다른 거대 메가시티들이 강하게 항의하는데, 그러면서 3차 대전, 지구 멸망 같은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점쳐지기 시작한다.

 

핵이야말로 국가를 부강하게 한다고 부르짖었던 부스 대통령

 

그런데 이런 판국에 부스 대통령 주위에는 간신배만 득실득실하다. 나라가 멸망으로 가지 않도록 직언도 하고, 상황파악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주고, 급발진하지 않도록 주의 줄 수 있는 참모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자가 거의 없다. 특히 국방 장관은 세상이 멸망해도 내가 저 소련 공산주의 놈들하고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 않겠다느니, 자존심만 앞세우고 있었다. 물론 참모진 중에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끝까지 대통령을 설득하는 자도 있긴 했는데, 얼마 안 있어 그런 참모는 백악관 정원 어딘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직언하는 자들을 죽여 입을 막고 강경파들에게 핵전쟁을 강행하다.

 

어찌 됐건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백악관에서 터졌으니 판사들이 현장에 수사하러 나온다. 딱 봐도 대통령이 죽인 거 같은데 판결을 바로 내릴 수가 없다. 판사들이 모여서 수군거리길 '큰일 났네. 대통령 저거 큰 사고 칠 거 같은데, 어떻게 해 야 돼? 저거 완전히 미쳤는데, 막아야 되는데, 우리가 한 번 설득이라도 해 보면 어떨까?' 그러자 다른 판사는 '먹힐 소리를 해라. 귓등으로도 안 들을 거다. 오히려 우리 판사 조직을 해산시키고, 예전처럼 복잡한 법적 절차 때문에 범죄자들이 판치는 세상을 또 만들고 말 거야.'라고 주장한다. 

 

바로 그런 토론이 오가는 차에 대통령이 TV를 통해 발표한다. '지금 적국이 우리 위대한 미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습니다! 영광스러운 성조기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미국 만세!' 그렇게 2070년 세계 대전이 발발한다. 부스 대통령은 미국은 강력한 방공망을 가졌기에 끄떡없다고, 안보는 '부스'!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미국 곳곳에 핵미사일이 떨어지고, 요격능력이 비교적 충분했던 메가시티들 외의 미국 땅은 거의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한다. 

 

부정선거 폭로, 시위대 향한 발포, 국민을 저버린 군대 VS 판사들. 

 

나라는 혼돈에 빠진다.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도 어째야 할지를 모른다. 핵미사일을 사람이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급기야 일부 군인들이 민간인을 약탈하고 여자를 겁탈하는 야만적인 짓을 벌인다. 이 상황에 복제인간으로 만들어져 철저하게 법을 있는 그대로 수행하도록 훈련을 받아온 판사들만이 흔들리지 않고 시민들을 보호한다. 그런 중에 대통령 참모 중 한 명이 이전 백악관 변사체 발견 사건의 배후에 대통령의 살인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다. 판사들은 그 고발을 시작으로 대통령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대선 때 이미 득표수 조작으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는 사실까지 밝혀내 언론에 공개한다. 

 

그러자 국민들이 들고일어난다. 피켓을 들고 백악관 앞에 가서 부정선거에 전쟁을 일으켜 나라를 망친 대통령 물러가라고 시위를 하는데, 이때 백악관 경비대가 시민들에게 발포한다. 이제 미국 정부는 부스 대통령이 지휘하는 군과 시민들을 지키려는 판사들이 대립하는 구도가 되고, 격렬한 내전 끝에 이들  판사들이 승리, 저지 드레드를 비롯한 판사들이 범죄자와 독재자를 물리치고 시민들을 지키는 그런 시대가 열리게 된다. 물론 이 시대가 그렇다고 낙원이 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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