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워 21일. 1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의 파일럿으로 불리는 레드 바론. 만프레드 폰 리히트호펜이 격추된 날이다. 독일군 전투기 조종사 일명 '레드 바론'. 당시 전 세계 전투기 조종사 중에 가장 많은 수를 격추한 전설의 파일럿으로 꼽힌다. 교전 중에 적기가 전투 불능에 빠지면 더 이상 발포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레드 바론 관련한 만화 중에 우선 '카를로스 푸에르타'라는 작가가 그린 작품이 있다. 실존인물 레드 바론의 일대기에 약간의 픽션을 덧붙였는데, 여기서는 레드 바론이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로 그려진다. 그림이 아주 좋다.
그 다음은 국내에선 '배트맨 악마의 십자가'라는 작품으로 인해서 팬들에게 외면을 받아버린 '조지 프랫 작가'의 에너미 에이스 '전쟁의 목가(War Idyll)'라는 작품이다. 레드 바론이 주인공은 아니고, 레드 바론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DC코믹스의 전쟁만화 중 '에너미 에이스'를 90년대에 다시 그린 작품이었다. 실존인물과 만화속 주인공의 이름만 다를 뿐 조종하는 기체도 같고, 전투도 비슷하다. 에너미 에이스의 주인공 이름은 '한스 폰 해머'.
여하튼 목가라고 하니 되게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어느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멀리서 보면 화려하고 낭만적인 전투기 조종사의 영웅담 같아도 가까이서 보면 무수한 목숨을 죽이고 평생을 그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했던 한 병사의 비극적 삶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조지 프랫의 이 작품은 이전까지의 '만화'와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그림을 도입하던 시기의 대표작이다. 1989년의 '아캄 어사일럼', 1990년의 '에너미 에이스 전쟁의 목가'. 이런 작품들이 시발점이 되면서 기존 만화의 그림체를 뛰어넘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국내에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가 소개되었던 것도, 그냥 특이하다고 해서 소개된 것은 아니었다.
원작 에너미 에이스 자체가 1차 대전 배경이다보니 어쩌면 이제 너무 옛이야기처럼 느껴졌을까. 그래서 '전쟁 목가'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 젊은 기자가 늙어서 병원에서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 '에너미 에이스'를 찾아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그린다. 두 사람은 세대도 다르고, 각기 다른 시대의 전쟁을 겪었지만, 악몽같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라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둘은 스스로를 살아남은 영웅이라 생각지 않는다. 원작 에너미 에이스에서는 하늘에선 수십대의 적기를 격추하며 영웅으로 칭송받는 에이스 파일럿이지만 지상에 내려오면 살인의 죄책감에 괴로워했던 주인공의 내면을 '늑대'를 통해서 그려냈었다. 조지 프랫 작가도 그 부분을 포착했다.
"오늘 셋을 죽였단다. 심장이 뛰는 사람 셋. 하지만 심장이 뛴다고 살 수 있는 건 아니지. 생존 기술이 있어야 살아. 너랑 나랑 공통점이 뭔지 아니? 너도 나도 도전자를 상대하고 전쟁의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살지. 우리가 빼앗은 목숨이 좀 많니? 너는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보여. 죽은 사람들이 저 어둠 속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어. 나를 증오하는 눈빛도 아니야. 오히려 내가 가련하다는 듯 나를 부르고 있어. '그만하고 같이 가자.'면서. 늑대 친구야. 나는 네가 부럽단다. 그래도 너는 자연법칙에 따라 허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이잖니. 나는 명령받고 살인을 해. "
늑대장면 보면 은근히 '울버린'이 떠오르는데, 조지 프랫은 울버린 만화도 그린 바 있다.
이 늑대와의 대화 장면을 60년대 '로버트 캐니거'와 '조 큐버트' 의 원작 만화에서는 아래와 같이 그렸다. 거의 매 이슈 늑대와의 만남이 이어졌다.
공중전 부분에서는 가장 오래된 60년대 만화가 오히려 더 박진감 넘치는 면이 있다. 위에 조지 프랫이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있다. 원작 만화의 것을 많이 살렸다.
가스 이니스 버전의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에너미 에이스 이야기도 있다.
레드바론 영화...
1차 대전 참호전과 공중전, 독가스 개발 등과 관련해서 볼만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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