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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 시민을 공산 세력으로 몰아 진압한 미국 대통령과 미국 장군

오늘의 코믹스

by 오늘의 코믹스 2024. 5. 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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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못된 권력자가 성가신 누군가를 제거하고 싶을 때 제일 좋은 핑계가 '저놈들 저거 역모를 꾸민다'라고 누명 씌우는 거다. 인류 역사 이래 가장 흔하고 뻔뻔하고 간악한 수법인데, 가장 많은 사람이 속고, 가장 많은 희생을 오랫동안 남기는 악랄한 수법이다. 우리에게 자그마치 자유민주의의 심오한 진리를 전수해주고 가르쳐주신 위대하신 스승의 나라 미국조차도 이 짓거리를 했었으니, 스승의 못된 짓은 걸러 배울 줄도 알아야 청출어람하지 않겠는가. 

 

1차 세계대전 이야기가 등장하는 영화 '원더우먼 1984'가 있다. 여기 보면 스티브 트레버가 1차 대전 당시 원더우먼과 함께 참호에서 뛰쳐나와 적진을 돌진하는 유명한 장면이 나온다. 나라를 위해서 바다 건너 유럽 전장에 까지 가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군인 아닌가. 고국에 돌아오면 고생했다 장하다. 다독여주고 사회에 재정착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해야 되는데, 과연 1차 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원더우먼과 스티브 트레버에게 어떻게 했을까? 물론 그 자세한 이야기는 영화로 풀어지지 않았지만, 이후 그들이 미국에서 살았을 삶이 어땠을지 짐작할 만한 실화가 하나 있다.  

 

1차 대전의 용사 스티브 트레버와 원더우먼. 미국은 트레버에게 보상금을 줘야 했다.

 

당시 1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던 미국 군인들은 일종의 보상금을 약속받았다. 전쟁에 참가하지 않고 각자의 생업에 종사했다면 얻었을 만한 수익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포기하고 전쟁에 투신하였으니, 그만한 보상을 해야 옳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액수는 아니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인 1945년을 약속 년도로 잡아 그해가 되면 그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30년대가 이미 경제가 많이 어렵던 시기. 집집마다 먹고 살기가 너무 힘이 드니 미국 하원 어느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한다. 지금 1차 세계대전 참가했던 그 참전 군인들부터도 너무 생계가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이 군인들에게 나중에 주려고 기금 모아놓은 게 있는데, 우선 이들이 생계의 급한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이 돈을 일찍 지급해 줄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자라는 식으로 국회에서 제안을 한다. 그런데 통과가 잘 되질 않는다. 반대 목소리도 컸고, 벌서 대통령도 그건 아니라는 입장이고.

 

그래서 그 소식을 듣고는 참전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이 법을 꼭 통과시켜 달라며 하나 둘 씩 워싱턴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예 근처 한 지역에다가 터를 잡고 살면서 계속 시위를 했다. 우리의 권리를 지켜달라. 언제 10 몇 년을 더 기다리나, 당장에 먹고살자. 그 돈 묶어둬서 뭐 할래. 지금 풀어다오. 어쩌면 스티브 트레버가 이 중에 섞여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당시 대통령이 '후버 대통령'. 저 사람들 좀 해산 시켜라 지시를 한다. 지시를 받은 사람이 누구냐 하면, 우리나라에서 그야말로 한국을 구원해 준 구세주로 떠받들고 있는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어디 빨간 놈들이 참전군인 행세를 하면서 국정을 방해하고 있어!' 그러면서 그냥 군대 끌고 탱크 끌고 가서 밀어버렸다. 이 사람들이 임시 거처로 지어놨던 집들은 싹 불태우고, 최루탄 뿌리고 연막탄 뿌리고 하면서 밀어버린다. 그 과정에서 사람도 죽고, 심지어 갓난아기도 죽는다. 나중에 '누가 불 질러어?' 하니 '그 인간들이 불 지르고 도망쳤어'라고 덮어씌우기도.

 

정부에서는 이렇게 주장한다. '저놈들 중에 진짜 참전용사는 1% 밖에 되지 않아! 99%는 다 이 나라를 뒤집어 엎으려는 빨간 세력이야!' 하지만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95%가 진짜 1차 대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었으며, 나머지 5% 정도는 이들을 지지하면서 시위에 함께 참여해 준 시민들'이었다. 나라 위해 싸웠던 참전용사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애국시민들을 빨간이로 몰아서 밀어버렸던 것.  대통령 지시에, 장군의 결단(?)으로 만행이 저질러졌고, 언론을 이용한 여론조작까지 하면서 자기들 짓을 정당화했던 것이다. 사실이 밝혀지자 후버 대통령은 다음 선거에서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 미국에선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된 영웅이 누구냐 꼽을 때 맥아더가 꼽힌다고 한다.  

 

 

실제로 인천상륙작전에 성공을 거둔 뒤에 서울 수복을 하는데, 적에게 빼앗긴 수도를 되찾는 시기는 '딱 3개월'만에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별한 근거없이 '3개월'이라는 숫자에 과하게 집착해 그 결과 불필요한 희생을 낳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수도 서울에 무차별 폭격을 해야 한다면서 '자고로 문명이란 한번 깨끗하게 불타 없어져 봐야 다시 훌륭하게 꽃피는 법이랬나'? 어쩌고 하는 말을 했던 것도 유명하다. 당시 김용주 주일공사가 도쿄의 맥아더 사령본부 찾아가서 서울 수복할 때 서울에 있는 고궁과 문화재들을 절대 훼손하지 말아 달라면서 몇 번을 간청하지 않았다면 경복궁이고 덕수궁이고 뭐고 다 날아가고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한국의 어느 불온분자가 지어내 유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고, 유명 언론에도 흔히 실렸던 이야기다.  

 

 

만약 그날 이들 보너스를 요구하던 1차 대전 베테랑들, 일명 '보너스 아미'의 시위 현장에 맥아더와 군인들이 밀려왔을 때 그 현장에 스티브 트레버가 있고, 원더우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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